"양도세 100%면 집값이 반토막 난다"는 전면광고, 진짜 그럴까
출근 후 신문을 넘기다 A24면 전체를 채운 광고를 봤다.
제목은 "부동산에 대하여 대통령님께 드리는 글". 자칭 '어느 애국 시민'이 사비를 들여 세 번째로 낸 의견 광고라고 한다.
핵심 주장은 하나다.
양도소득세를 10년에 걸쳐 100%까지 올리면 집값이 50% 떨어지고, 무주택자와 청년이 그 혜택을 본다는 것. 솔직히 문제의식 자체는 공감 가는 부분이 있다.
"주거용 부동산이 돈 버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장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읽고 나니 이 분 부동산 문제를 소설처럼 해결하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측을 사실처럼 쓰고, 자기 정책의 부작용을 스스로 서술해 놓고도 결론에서는 빼버리는 뒤죽박죽의 글이었다. 하나씩 따져보고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이 글을 쓴다.

주장 1: "양도세를 올리면 다주택자가 싸게라도 빨리 판다"
이 광고는 다주택자들이 가격을 낮춰서라도 서둘러 팔 것이고, 그래서 집값이 떨어진다고 예측한다. 세율이 매년 10%p씩 오르는 초기 몇 년이라면 그럴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세율이 100%에 도달하면 팔아서 남는 게 0원이다. 그 시점의 합리적 선택은 '싸게 파는 것'이 아니라 '절대 안 파는 것'이다. 증여하거나, 버티거나, 임대로 돌린다. 매물이 시장에서 사라진다는 뜻이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동결효과(lock-in effect)인데,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가 직접 겪었다.
2018~2021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최고 75% + 지방세) 시기에 벌어진 일이 정확히 이것이었다. 매물 감소, 거래 절벽, 그리고 가격 상승. 광고가 그리는 "10년 뒤 최저가 매수 기회"는 매물이 계속 나온다는 전제 위에서만 성립하는데, 정책 자체가 그 전제를 파괴한다.

주장 2: "건축비가 평당 1~2천만 원이니 집값은 50% 떨어질 여지가 있다"
광고에서 가장 이상한 대목이다.
글쓴이는 집값이 건축비 + 주거편리성 + 교통 + 교육 + 지역성으로 결정된다고 써 놓고, 뒤의 요인들은 "주관적이라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계산에서 빼버린다. 그리고 건축비만 남겨서 "지금으로부터 50% 하락은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고 결론 내린다.
두 가지가 빠졌다.
첫째, 토지 가격이 없다.
서울 아파트 가격의 대부분은 건물값이 아니라 땅값이다. 강남과 지방 중소도시의 아파트는 건축비가 거의 같다. 가격이 5배, 10배 차이 나는 이유는 입지, 즉 토지 때문이다. 집값 공식에서 토지를 빼고 원가 계산을 하는 건 스마트폰 가격을 논하면서 반도체 값을 빼는 것과 같다.
둘째, "주관적이라 계량 불가"와 "무시해도 된다"는 다른 말이다.
교통·교육·지역성이 주관적이라면 시장에서 가격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하는데, 현실은 매일 그 가치가 거래 가격으로 계량되고 있다. 게다가 그 건축비마저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매년 오르는 중이다. "평당 1천만 원이면 충분하다"는 수치부터 이미 현실과 어긋난다.

주장 3: 공급이 죽는다는 걸 본인이 인정하면서, 결론에는 반영하지 않는다
이 광고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글쓴이는 스스로 이렇게 쓴다.
신축 시장은 "많이 위축될 것"이고, 재개발·재건축도 "침체를 겪을 것"이며, 건설 경기는 "최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여기까지는 정확한 예측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 공급 붕괴가 집값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한 줄도 없다.
"조정기간이 끝나면 정상적인 주택시장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낙관으로 건너뛴다.
수요·공급 법칙을 적용하면 답은 뻔하다.
서울처럼 신규 택지가 사실상 없고 공급을 재개발·재건축에 의존하는 도시에서, 공급이 수년간 끊긴 뒤에 오는 것은 '정상 시장'이 아니라 공급 부족발 가격 폭등이다. 자기 정책이 공급을 죽인다는 것까지 서술해 놓고 그 귀결만 빼놓은 것은, 몰랐다기보다 결론에 불리해서 뺀 것에 가까워 보인다.
주장 4: "전세가 사라지면 무주택자와 청년이 득을 본다"
전세가 집값 상승 기대를 전제로 굴러가는 제도라는 지적 자체는 날카롭다. 나도 그 부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다음 논리가 뒤집혀 있다.
전세가 사라지면 그 수요는 어디로 갈까. 월세다. 그런데 이 정책은 임대 공급자(다주택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정책이기도 하다. 임차 수요는 그대로인데 임대 공급이 줄면 월세는 오른다.
광고는 "청년들이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을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 집값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그 10년 동안 청년들이 감당해야 할 것은 폭등한 월세다. 전세보증금이라는 무이자 레버리지가 사라지면 '월세 → 전세 → 자가'로 이어지던 주거 사다리의 중간 칸이 통째로 없어진다. 가장 큰 피해자가 광고가 지키겠다는 바로 그 사람들이 될 수 있다.

주장 5: 반대하면 전부 "집값 떨어지는 게 싫은 사람들"
광고는 이 정책에 반대할 사람들을 미리 지목해 둔다.
토론회에 나오는 전문가들은 "거의 다 집 한 채씩은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믿을 수 없고, 국회의원과 공무원도 다주택자가 많아서 반대할 것이며, 그들은 "기를 쓰고 반대하겠지요"라고.
이건 논증이 아니라 프레임이다.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동기를 공격해서, 어떤 반론이 나와도 "거 봐라, 집 가진 사람이라 그렇다"로 무력화할 수 있는 구조를 미리 깔아두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정책의 실질적 부작용에 대한 토론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매물 동결, 월세 폭등, 공급 붕괴 같은 우려는 무주택자가 제기해도 똑같이 유효한 문제인데 말이다.
그래서 집값은 뭐가 움직이나
최근 몇 년의 데이터가 오히려 답을 준다.
양도세 중과가 절정이던 시기에 서울 집값은 역대급으로 올랐고, 정작 가격이 꺾인 것은 2022년 금리가 급등하면서였다. 집값을 실제로 움직인 변수는 세금이 아니라 금리와 공급이었다는 얘기다. 해외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집값 안정에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도시들의 공통분모는 양도차익 몰수가 아니라 꾸준한 공급 확대였다.
마치며

이 광고를 쓴 분의 진정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세 번씩 사비로 전면광고를 내는 사람이 흔하지는 않으니까. "집으로 돈 버는 사회는 곤란하다"는 문제의식에도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진정성과 논리는 다른 문제다.
예측을 확정된 미래처럼 쓰고, 집값 공식에서 토지를 빼고, 자기 정책이 공급을 죽인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그 결과는 계산에 넣지 않고, 반대 의견에는 미리 동기 공격의 프레임을 씌워 두는 글은, 아무리 애국심에서 나왔더라도 독자를 오도한다. 부동산 문제는 분노가 아니라 정확한 인과로 풀어야 하고, 그 인과의 출발점은 언제나 수요와 공급이다.
가장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에서 논의가 시작되기를 바라며...
본 글은 2026년 7월 14일자 매일경제 A24면 전면광고에 대한 개인 의견입니다.